※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0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AUDI A6 2.4 부드러운, 너무나 부드러운 달리기​ ​ 
이글거리는 태양, 아스팔트에서 뿜어내는 열기에 일그러진 풍경 속으로 달리는 기자는 지금 아우디 A6에 타고 있다. 영화 ‘바그다드 카페’처럼 끝간 데 없는 사막의 권태로움과 그 감미로운 사운드 트랙을 한숨처럼 흥얼거리며……. 말하자면 아주 릴랙스(relax)한 상태. 도심을 빠져나가는 아우디 A6가 주는 분위기다. 하지만 단단한 하체에 5밸브 2.4X 심장은 허점을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아무렇게나 내맡겨진 도로 위의 속도는 얼마나 비현실적인 것인가. 차에 대한 신뢰는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 ​
아우디 100 이어 공력 특성 강조해
실용적인 테크놀로지, 곡선을 기조로 만든 관능적인 형상. 그리고 참신한 디자인과 쾌적한 승차감, 쿠페의 매력을 융합시킨 새로운 장르의 고급 세단으로 독특한 개성을 확보하고 있는 아우디 A6는 그들의 표현에 따르면 ‘잉골슈타트의 완벽주의자들이 만든 차’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은 ‘기술을 통한 진보’라는 아우디의 오랜 철학에서 나온다. ​
아우디는 독일의 자동차 메이커 4사가 통합, 32년 아우토우니온(Auto Union)을 설립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지만 그 과거를 돌아보면 이미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아우디는 이미 공기역학을 고려한 스타일링과 앞선 앞바퀴굴림(FF)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그랑프리 레이스에서 벤츠와 경쟁하며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70년대에 걸쳐 아우디는 수수한 FF 세단을 만드는 메이커 정도로 밖에 인식되지 못했다. 이런 이미지를 깬 것이 바로 80년대 초 콰트로의 등장이다. 이태리어로 4, 즉 4WD를 뜻하는 콰트로는 세계랠리선수권(WRC)에서 경쟁차를 압도하는 성능으로 명성을 얻었다. ​
또한 82년의 아우디 100은 공기저항계수(Cd) 0.30이라고 하는 뛰어난 공력 특성으로 관심을 모았다. 아우디가 콰트로라는 4WD기술과 함께 공력에서도 뛰어나다는 이미지를 얻게 되는 순간이다. 여기에 더해 94년에 등장하는 아우디 A4에 의해, ‘아름다운 스타일링’으로 일컬어지는 매력적인 디자인도 갖추게 된다. 이때 아우디 100이 A6으로 바뀌며 97년 뉴 A6이 선보인다. ​
흡·배기 효율 뛰어난 5밸브 엔진 얹어
뉴 A6은 컨셉트카 TT가 발표된 이후 등장해 램프와 봉긋한 펜더 등이 닮았다. 디자인에서 인상에 남는 것은 트렁크 리드로 연결되는 유려한 루프 라인. C필러 뒤로 예리하게 꺾어지는 선은 쿠페를 연상시킨다. 공력 특성에 유리하게 흐르는 라인은 스포티하고 경제적인 달리기에도 도움을 준다.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 그리고 휠하우스가 뒷 도어로부터 떨어진 위치에 있기 때문에 차에 오르내리기 편할 뿐 아니라 여유 있는 실내공간 확보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범퍼도 디자인의 일부로 여겨 기능성에 미적 감각을 더했다. 뒷모습은 풍만한 볼륨이 사뭇 관능적인데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요소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이 A6의 매력인 셈이다. ​ ​
실내는 전형적인 고급 독일차 분위기로 견고한 패키징을 중심에 두고 있다. 에어컨 송풍구 아래 위치한 컵 홀더의 아이디어가 좋은데 하나 뿐이라는 점이 흠이다. 또한 선루프 개폐 스위치가 로터리 방식이어서 기계식 버튼보다 손맛을 느끼게 해준다. 뒷좌석의 특징은 독서등을 내장한 실내등이 바로 머리 위에 위치해 쓰임새가 좋다는 점. 가운데 암레스트를 젖히면 트렁크로 연결되는 스키 백이 나온다. 한편 후진 때 장애물을 감지하는 백 워닝 시스템 기능도 새로 추가되었다. ​ ​
V6 2.4X DOHC 5밸브 엔진은 구형 A6 2.6(150마력)보다 배기량은 작아졌지만 최고출력은 165마력으로 강해졌다. 아우디의 DOHC 5밸브 엔진의 특징은 흡·배기 시스템에 있다. 일반적인 DOHC 엔진은 기통당 각각 2개의 흡·배기 밸브를 갖고 있지만 아우디의 5밸브 엔진은 2개의 흡기 밸브와 3개의 배기 밸브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흡·배기 효율과 연소효율이 좋은 것이 장점이다. 5밸브 엔진은 A4와 A3에 먼저 선보여 성능을 인정받았고, V6 2.8X 엔진에도 쓰인다. ​
A6는 또한 보디 구조에서 큰 역할을 하는 고장력 강판과 엔진 덮개, 도어 프레임 등에서 알루미늄 부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차체 경량화 추구는 결국 운동성능을 비롯해 안전성과 연비 향상 등에 직결된다.
수동 모드 때는 스포츠 쿠페 같은 박진감
트립 컴퓨터를 단 계기판은 시동을 걸자 차체의 이상을 순간적으로 체크한 후 곧바로 ‘OK’ 사인을 낸다. 마치 항공기로 이륙하는 것처럼 상큼한 출발. 2천rpm에서도 시속 100km를 이끌어 낼만큼 힘찬 토크 영역은 3천200rpm에서 절정에 이른다. 그러나 이 모든 동작은 너무나 부드럽게 이루어진다. 거친 추월가속에서나 킥다운에서도 A6는 부드럽게 반응한다. 순간의 박진감이 부드러움 속에 묻혀 버리는 셈인데 이런 느낌은 자칫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운전방식의 차이는 익숙해지면 오히려 더 편할지 모른다.
그러나 심심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에는 팁트로닉을 쓰면 된다. DSP(Dynamic Shift Program)를 내장한 자동 5단 트랜스미션은 수동 모드로 전환하는 순간 숨겨진 용맹을 일깨운다. D 레인지에서 기어 레버를 오른쪽으로 젖힌 다음 아래(-), 위(+)로 변속을 시도하자 얌전한 고급 살롱은 스포츠 쿠페로 변신한다. 4단에서 rpm을 올리다가 3단으로 바꾸는 순간 솟구쳐 나가는 가속감은 조금 전과는 다른 차를 모는 듯한 느낌이다. 좀처럼 고음을 지르지 않던 배기음도 박진감이 넘친다. ​
한편 팁트로닉을 쓸 때는 수동 기어를 운전할 때처럼 계속 기어변속에 신경 써야 한다. 가령 기어를 2단에 두고 잊어버리는 순간 그대로 시속 100km를 넘어가기 때문이다. 팁트로닉 상태에서는 수동 기어 차를 몬다고 생각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
A6의 핸들링 또한 흠잡을 때 없는 수준. 앞바퀴굴림이지만 언더 스티어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와인딩 로드에서의 민첩함은 출렁이지 않는 대형 세단을 모는 듯 편안한 느낌. 그리고 동력을 매끄럽게 이어받는 단단한 서스펜션, 노면과 밀착감이 좋은 타이어 그립으로 코너를 마음껏 공략할 수 있다. ​
한국에서 팔리는 A6은 1,8 터보와 2.4, 2.8 콰트로 세 가지로 모두 듀얼 에어백, 사이드 및 헤드 에어백 등 6개의 에어백을 갖추고 있다.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 등과 경쟁하는 A6은 이들 차에 비해 카리스마가 약하지만 은근한 매력과 강한 개성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A6 2.4의 값은 6천600만 원으로 BMW 523i(7천260만 원), 벤츠 E240(7천260만 원) 보다 가격경쟁력 면에서 앞선다.
시승협조 : 고진모터스(주) ☎ (02)516-00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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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카라이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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