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시장에서 1.5%의 소비자가 신차 구매 후 1년 안에 중고차로 되파는 것으로 나타났다.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등 럭셔리 브랜드는 평균보다 네 배 이상 매각 비율이 높았다.
10일 시장조사 전문기업 아이시카즈닷컴(iSeeCars.com)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판매된 신차 2,400만대 중 판매 후 1년 안에 중고차 시장에 나온 차는 1.5% 수준이다. 상위 11개 제품의 경우 조기매각 비율이 시장 평균의 2~6배를 기록했다. 상위권 차종 중 BMW와 벤츠의 비중이 높은 점도 눈에 띈다. BMW 3시리즈와 5시리즈, 벤츠 C클래스는 미국 소비자들이 구매 후 1년 안에 중고차로 처분하는 비율이 6.1~8.0%에 달했다.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판매사 구매 비중이 상당해 조기매각 비율이 높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퐁 리 아이시카즈닷컴 대표는 "럭셔리 브랜드는 판매사가 임대용 차를 구매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며 "이 차들은 시승, 수리 중 대차 등의 용도로 쓰이다 1년 안에 매각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퐁 리 대표는 "정비 서비스 이용자에게 최신 제품을 보여줘 신차 구매를 유도하는 한편, 딜러사 구매를 촉진해 '럭셔리 부문 1위'라는 타이틀을 이어가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딜러사 매입이 모든 걸 설명해주진 않는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북미 시장에서 중고차 시장에 나온 럭셔리 브랜드의 C-D 세그먼트급 차들의 대부분은 최저가 트림인 반면 딜러사가 운영하는 시승차 등은 대부분 최고급 트림이어서다. 이와 관련, 퐁 리 대표 역시 "몇몇 소비자들은 고급 세단을 원하지만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엔트리급을 선택하게 된다"며 "그런데 엔트리급 차종으로는 기대했던 것만큼 럭셔리 브랜드 소유욕을 채우지 못하고, 실망한 나머지 빨리 중고차로 매각하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품질 문제도 중고차 사이클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상위 11개 차종 중 5개 제품이 2016년 미국 J.D.파워 신차 품질 만족도 조사에서 평균 이하의 낮은 평가를 받았다. 중대한 결함이나 안전상의 문제가 발견되지 않더라도, 소비자가 느끼는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시장 예상보다 더 과감한(?) 선택이 이뤄진다는 얘기다.
리 대표는 "실제로 소비자 품질 조사에서 하위권을 기록한 차들에 특별히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그러나 소비자들은 럭셔리 브랜드일수록 블루투스 연결이나 내비게이션 오작동, 음성인식률 저하 등 사소한 문제에서 느끼는 불만이 (차를 매각할 정도로) 크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 전문가들은 '신차급 중고차'가 시장에 많이 풀리는 건 소비자에겐 기회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평소 관심 있던 고급차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서다. 미국 시장에서 차령 1년 미만의 중고차 감가율은 평균 12.7%다. 이와 관련, 국내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차령이 낮은 중고차가 시장에 많이 풀린다는 게 반드시 해당 제품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건 아니다"라며 "리콜 등의 이슈를 잘 살피고 믿을 수 있는 업체에서 거래한다면 평소 눈여겨보던 차를 생각보다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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